포천 여 중학생 살인사건, 살인범의 매니큐어
9월 8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3 44회에서는 '살인범의 매니큐어'라는 부제로 미제 사건인 포천 중학생 살인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가수 소유, 배우 진경, 그룹 펜타곤 멤버 키노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4년 2월 8일 경기도 포천의 배수로에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옷을 걸치지 않고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발견되었는데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했다고 합니다.
사건을 접수받은 포천 경찰서 강력 1반 채경환 형사는 석 달 전 귀가 중 실종되었던 열다섯 살 중학생 A양을 떠올렸습니다. 곧 집에 도착한다는 통화를 남기고 사라진 A양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발견된 시신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중학생이 했다고는 보기 힘든 빨간색 매니큐어가 손톱과 발톱 20개에 모두 칠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직접 발랐다기엔 부자연스럽고 기괴한 모습입니다. A양을 납치, 살해한 범인이 남긴 흔적으로 전문가의 감식 결과 살해당한 후에 매니큐어를 바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대체 왜? 누가 중학생에게 이런 끔찍한 짓을 한 것일까요?
범인이 사용했던 매니큐어와 박스
당시 포천 경찰서 형사들은 범인을 꼭 잡겠다고 아이의 부모와 약속을 했고 밤낮으로 수사에 매달렸습니다. 용의자들이 하나둘씩 포착되었고 한 명씩 추적했습니다. 형사들은 시신의 자세에 주목했는데 잔뜩 웅크린 자세로 보아 사망 후 좁은 공간에 오랜 시간 방치되었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유기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수로를 막고 있던 29인치 TV 박스를 발견했는데 형사들은 범인이 이 박스에 시신을 넣어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박스에 남아있던 TV 시리얼 넘버를 추적했고 박스를 수거한 직원까지 특정했지만 그날 밤 배수로에 간 것을 맞지만 단순히 근처에 박스를 버렸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백을 입증할 알리바이도 확인되어 용의 선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사건과 박스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시신에 발라져 있던 매니큐어는 분명 범인이 한 짓일 것입니다. 매니큐어를 바르고 손톱 발톱까지 자른 것으로 분석되어 전문가들은 범인이 성도착증 환자일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형사들은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던 모든 브랜드의 매니큐어와 시신에 발라져 있던 매니큐어를 비교 분석했지만 동일한 제품을 찾는 것을 불가능했습니다. 이때 화장품 판매점에서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간 남자 손님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색이 더 진한지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제보했습니다. 30대 중반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자였다고 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고 시간이 흘러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형사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 무속인까지 만났다고 하며 관내에 있는 젊은 사람 몇 천명은 조사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끝내 숨진 채 발견된 수사반장
당시 매니큐어 살인사건으로 불리던 포천 여 중학생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수사반장은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괴로움에 인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나도록 수사에 진전이 없자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동료 형사들은 아버지를 잃은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16년 후 걸려온 제보 전화
사건 발생 16년 후 2019년 3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16년 전 포천 중학생 살인사건의 범인을 만난 것 같다고 제보했습니다. A양이 실종되기 5일 전 하얀색 승용차가 자신을 따라와 집까지 태워준다고 했고 집 앞에서도 내려주지 않자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범인이 자신의 집을 안다는 사실과 포천을 떠나면서 기억이 희미해져 제보할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 제보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범인의 손에 투명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는 내용으로 보아 경찰은 A양을 살해한 범인과 동일인임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오래 지나버린 기억이었고 최면 수사를 통해 차량 번호를 알아냈지만 해당 차주는 제보자가 이야기한 것과 너무나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사건 당시 알리바이까지 확인되어 다시 수사는 미궁으로 빠지게 됩니다.
매니큐어 살인사건 범인은 사망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 의하면 방송 이후에 제보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A양 살해 사건 이후 5~6년 뒤에 사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에 의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자동차 공업사에서 일하던 직원이었고 손이 여자처럼 곱고 깨끗했다고 합니다. 차량에 페인트를 칠한 후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 손을 씻었고 다소 여성스러운 느낌의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만약 제보자의 말대로 포천 여 중학생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망했다면 불기소 처분으로 범인에게 영원히 죄를 물을 수 없게 됩니다. 과연 누가 범인이고 범인은 아직 우리 곁에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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